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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파리올림픽?…후원사에 ‘기후악당’ 있다

 

 

 

 

 

 

 

 

 

탄소중립 파리올림픽?…후원사에 ‘기후악당’ 있다

온실가스 배출 1위는 도요타…P&G와 삼성전자 뒤이어
환경단체 “탄소감축 노력 부진…후원사 자격 박탈해야”

기자옥기원
  • 수정 2024-07-22 14:06
  • 등록 2024-07-22 14:01

탄소중립 파리올림픽?…후원사에 ‘기후악당’ 있다 (hani.co.kr)

 

 

 

 

 

 
 
26일(현지시각) 파리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프랑스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파트너사인 삼성전자 옥외광고가 게재돼 있다. 삼성전자 제공

파리올림픽 공식 파트너 참여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가 일본 도요타와 미국 피앤지(P&G)에 이어 세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이란 오명을 쓰게 됐다. 환경단체들은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들 기업이 전 세계 30억명이 시청하는 올림픽을 통해 ‘스포츠워싱’(스포츠를 통한 이미지 세탁)을 하는 것을 방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기후변화 연구기관인 ‘뉴 웨더 인스티튜트’는 2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파트너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교 보고서’를 내어,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인 도요타가 16개 파트너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기업(기후악당 금메달)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도요타의 2022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보면, 도요타의 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5억7580만톤이다. 이 가운데 기업의 생산시설에서 직접 배출(스코프1)하는 온실가스는 240만톤이고, 전력 사용 등을 통해 발생하는 간접적 온실가스(스코프2)는 290만톤, 구매자의 제품 이용 등에서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스코프3)는 5억7050만톤이다. 도요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올림픽 파트너 중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내연기관 차를 판매하는 차량 제조사로 구매자들이 차량을 이용할 시 배출하는 간접 배출량까지 집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생활용품 제조사인 피앤지는 2022년 자사 발표 기준 한해 1억5690만톤을 온실가스를 배출해 올림픽 파트너 중 기후악당 은메달로 선정됐다. 피앤지 역시 소비자의 제품 사용 과정(스코프3)에서 대부분의 온실가스(1억5690만톤)가 배출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총 온실가스 배출량(1억3980만톤)으로 따지면 3위였지만, 기업의 생산 시설에서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스코프1, 600만톤)로 보면 올림픽 파트너 중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업이자 갤럭시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제품 생산과 전력 사용 과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이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삼성전자가 국제적으로 친환경 이미지를 홍보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은 경쟁사와 비교해 뒤처져 있다”며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는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약속했지만 삼성은 2050년을 목표로 내세웠을 뿐 명확한 실행 계획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일본 타이어 제조사 브릿지스톤(1억1280만톤), 일본 파나소닉(1억만톤), 글로벌 음료 기업 코카콜라(5940만톤) 등도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올림픽 파트너사로 이름을 올렸다.

앤드류 심스 뉴 웨더 인스티튜트 공동 이사는 “부진한 탄소감축 노력으로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기업에게 후원금을 받고 올림픽 마케팅 권한을 주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들 기업의 후원사 타이틀을 박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프랑스 파리 일대에서 열리는 파리올림픽을 ‘탄소중립 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회 기간 중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양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파리기후협약에 맞춰 2030년까지 대회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50% 줄이겠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